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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A] 중국의 기후 정책: 전환, 거버넌스, 그리고 탄소 시장의 정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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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Watch News

Journal of Contemporary Asia · Vol. 54, No. 1, 2024

초록

본 논문은 중국의 기후 정책을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탄소중립 2060 목표 선언과 전국 탄소배출권거래제(ETS) 도입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기후 정책은 석탄 의존 에너지 구조, 성장 우선 개발 전략, 지방정부의 이해관계와의 긴장 속에서 실질적 효과가 제한되고 있음을 주장한다. 녹색 전환은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의 재편을 요구하는 심층적 구조 변화임을 논한다.

1. 서론: 기후 강국으로서의 중국?

2020년 9월, 시진핑 주석은 UN 총회에서 중국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정점으로 올리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이 선언은 국제 기후 협상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했으며,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선언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넓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석탄 소비의 약 54%를 차지하며, 2022년에는 이전 어느 해보다 많은 석탄 발전소 건설을 승인했다. 전국 탄소배출권거래제(ETS)는 2021년 7월 출범했지만, 초기 설계의 약점과 이행 문제로 실질적 탄소 감축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간극의 원인을 정치경제학적으로 분석한다. 기후 정책의 효과는 기술적 역량이나 선언적 의지만으로는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에너지 부문의 기득권,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간의 이해관계 갈등, 경제성장과 환경 보호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2. 중국 에너지 정치경제의 구조적 특성

중국의 에너지 정치경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것은 국가-국유기업-지방정부 삼각관계이다. 발전 부문을 지배하는 국가전력망공사(SGCC), 중국전력건설집단(Power Construction Corporation of China) 등의 국유기업들은 석탄 발전에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이해관계는 탄소 규제의 강화와 직접적으로 충돌한다.

지방정부는 더욱 복잡한 역할을 한다. 지방관료들의 성과 평가 지표에는 경제성장률이 핵심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화력발전 및 에너지 집약적 산업은 이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중앙정부가 환경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지방 실행 과정에서 규제가 완화되거나 무시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관찰된다.

Eaton(2016)이 분석했듯, 중국의 에너지 거버넌스는 '분절된 권위주의'(fragmented authoritarianism)의 전형적 사례이다. 중앙정부는 방향을 설정하지만, 실행은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가진 다수의 부처와 지방정부에 분산된다. 이 구조는 기후 정책의 일관된 이행을 본질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3. 중국 탄소배출권거래제(ETS)의 설계와 한계

2021년 출범한 중국 전국 ETS는 전 세계 탄소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로, 발전 부문의 약 2,000개 기업을 포함하며 이 기업들의 배출량은 중국 전체 배출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시스템의 설계는 기존 유럽 ETS를 상당 부분 참조했지만, 중국의 정치경제적 맥락에 맞게 중요한 방식으로 수정되었다.

가장 중요한 수정은 배출 강도(탄소 집약도) 기준의 채택이다. 중국 ETS는 절대적 배출 상한을 설정하는 대신, 생산 단위당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하는 강도 기반 목표를 채택했다. 이는 기업이 생산량을 늘리면서도 강도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이론적으로 배출 강도는 개선되면서도 절대적 배출량은 증가할 수 있다.

초기 탄소 가격은 유럽 ETS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으며, 배출 허용량이 과도하게 배분되어 많은 기업들이 의무를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데이터 품질과 보고의 정확성도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다. 2022년 중국 당국은 수십 개의 탄소 검증 기관이 허위 데이터를 제출한 사실을 적발했다.

4. 녹색 전환의 정치경제학: 승자와 패자

중국의 기후 정책은 에너지 전환의 모순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한편으로 중국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대 투자국이며,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제조에서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세계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들은 녹색 전환의 경제적 수혜자이며, 기후 정책 강화를 지지할 인센티브를 가진다.

반면, 석탄 채굴 지역과 석탄 발전 의존 지역의 지방 경제는 전환 과정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산시성(山西省), 내몽골(內蒙古) 등 전통적 석탄 산업 지대는 중국 경제에서 주변부적 위치에 있으며, 이들 지역의 노동자와 지방정부는 탈석탄에 대해 강한 저항감을 가진다. 중앙정부는 '공정한 전환'(just transition)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보상 메커니즘은 아직 불충분하다.

5. 권위주의적 환경주의의 역설

일부 학자들은 중국의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가 오히려 기후 정책의 강력한 이행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 국가들이 단기적 선거 이익과 기득권의 반대에 발목이 잡히는 것과 달리, 권위주의 국가는 장기적 관점에서 과감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권위주의적 환경주의'(authoritarian environmentalism) 논의는 실증적 기반이 약하다. 중국의 사례는 권위주의적 통치가 환경 정책의 일관된 이행을 보장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분절된 권위주의' 구조에서 중앙의 명령은 지방 실행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변형되고 희석된다. 게다가 민주주의적 참여와 시민사회의 환경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 정책의 질과 투명성도 담보되지 않는다.

6. 결론

중국의 기후 정책은 선언적 야망과 구조적 제약 사이의 긴장으로 특징지어진다. 탄소중립 2060 목표는 글로벌 기후 협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이 목표의 실현 가능성은 중국의 에너지 정치경제가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달려 있다. 석탄 의존 에너지 구조의 변환, 지방정부 성과 평가 체계의 개혁, 국유기업 이해관계의 재정렬 없이 탄소중립은 선언에 머물 위험이 있다.

중국의 사례는 기후 정책이 본질적으로 정치경제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기술적 솔루션의 가용성이나 국가의 선언적 의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정적인 것은 에너지 전환으로 이해관계가 위협받는 집단들과 혜택을 받는 집단들 사이의 정치적 역학이다.

참고문헌

  • Eaton, S. (2016) The Advance of the State in Contemporary China.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 Heilmann, S. and Perry, E. (2011) Mao's Invisible Hand: The Political Foundations of Adaptive Governance in China.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 Lo, A. (2021) 'China's Response to Climate Change: From Bounded Rationality to Policy Learning', Environmental Science & Policy, 116: 96–104.
  • Meckling, J. (2021) 'The Developmental State in Global Capitalism: The Rise of Industrial Policy', Politics & Society, 49(1): 3–43.
  • Shen, W. (2020) 'China's Carbon Market: An Increasingly Important Policy Tool', Climate Policy, 20(6): 677–681.
  • Xu, Y. (2021) 'Decarbonising China's Economy: Policies, Barriers and Prospects', Asia & the Pacific Policy Studies, 8(2): 208–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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