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Journal of Contemporary Asia | 게시일: 2026-05-31
분류: 아시아 정치경제 | 키워드: china, governance, policy, trans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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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작성된 심층 분석 기사입니다.
기후변화와 정치경제의 교차점은 21세기 국제 질서를 분석하는 핵심 과제로 부상하였으며, 이 긴장 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공간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면서 동시에 재생에너지 인프라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국가라는 역설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30년 이전 탄소 배출 정점 도달과 2060년 탄소 중립이라는 이른바 '이중탄소(双碳)' 목표는 중국 산업 정책, 에너지 금융, 지역 거버넌스 전반의 근본적 재편을 요구하는 국가 전략적 과제이다. Journal of Contemporary Asia에 게재된 Alex Lo와 Chen Xiang의 연구는 이 과제를 분석하는 데 있어 국가·시장·사회의 삼각 축을 중심으로 중국 기후 거버넌스의 내적 복잡성을 해부함으로써, 단순한 탄소 감축 목표 이행 여부를 넘어 제도적 구조와 정치경제적 인센티브의 층위에서 중국 기후 정책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학술적 시도를 제공한다. 이 연구는 단지 중국 국내 정책의 분석에 그치지 않고, 국제 기후 외교의 현실적 기대치를 조정하는 데 필수적인 지식 기반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연구의 핵심 주장은 중국의 기후 전환이 기술적 적응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이익의 재분배, 관료적 권한의 재편, 중앙과 지방 정부 간 관계의 재조정을 수반하는 심층적 정치경제 과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2021년 공식 출범한 중국 국가 탄소배출권거래제(ETS)는 세계 최대 탄소 시장으로서 그 상징성이 크지만, 그 설계 방식은 서구적 의미의 시장 자유화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 제도는 절대적 배출 상한선 대신 강도 기반 벤치마크를 채택하고 있으며, 가격 발견 메커니즘이 제한적이고 시장 유동성에 대한 논쟁도 지속되고 있다. 이를 저자들은 '시장 내재적 국가주의(market-embedded statism)'로 개념화하는데, 이는 가격 메커니즘이 작동하더라도 강력한 국가 재량이 유지되는 중국 특유의 혼합 형태를 지칭한다. 명령-통제식 규제가 시장 논리로 단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양자가 중첩되고 상호 조건 지어지는 제도적 혼성성이 중국 기후 정책의 구조적 특성을 형성한다는 점이 이 연구의 핵심적 발견이다. 2025년에는 전력 부문에 한정되었던 ETS가 철강·시멘트·알루미늄 제련 부문으로 확대 적용되어 약 1,300개의 추가 배출 주체를 포함하게 되었으며, 이로써 국가 탄소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60% 이상이 ETS 관리 체계 안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7년 이전까지는 강도 기반 할당 방식이 유지되어 기업의 생산 활동에 절대적 제약을 가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는바, 이는 탄소 감축과 경제 성장 사이의 긴장 관계를 관리하는 중국 특유의 점진적 접근 방식을 반영한다.
이 연구의 분석 틀은 ODA, 시민사회, 지역 정치경제의 광범위한 흐름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일대일로(BRI) 개발 금융이 2021년 이후 석탄 지원에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동남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전환 경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개발원조의 그린화(greening of ODA)라는 전 세계적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환이 수원국의 내생적 필요와 거버넌스 역량을 고려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의 문제는 여전히 열린 질문으로 남아 있다. 또한, 중국 내부에서도 석탄 의존도가 높은 내륙 지방과 첨단 제조업 기반의 연안 지역 사이에는 기후 전환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와 적응 역량의 현저한 비대칭이 존재한다. 이른바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담론이 선진국 ODA 기관과 시민사회 연구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맥락에서, 중국의 지역 내 불균등 전환 과정은 국제 개발 공동체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 개입이 불평등 구조를 강화할 위험성, 그리고 환경 거버넌스와 사회 정의 사이의 긴장 관계는 중국 사례를 통해 가장 선명하게 관찰될 수 있는 분석적 현장이다.
정책적 함의의 측면에서, 이 연구는 국제 기후 외교에서 중국에 대한 기대 수준을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중국의 기후 정책은 순수한 환경적 필요보다는 국가이익에 대한 시진핑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우선순위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으며, 최근에는 소비 촉진, 통합 국내 시장 구축, 인공지능 산업화, 제조업 고도화 등 성장 지향적 과제가 기후 행동보다 상위에 배치되는 양상이 관찰된다. 이러한 현실은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 논의에서 중국을 단일한 행위자로 상정하거나, 선언적 탄소 중립 목표를 실질적 이행의 증거로 등치시키는 단순화된 시각의 위험성을 드러낸다. 연구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은 중국의 기후 거버넌스가 지니는 제도적 복잡성, 중앙-지방 간 실행 격차, 그리고 산업 정책과 기후 목표 사이의 구조적 긴장을 함께 고려하는 다층적 분석 프레임을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탄소 시장 설계에 있어서도 서구 모델을 보편적 기준으로 상정하는 대신, 각국의 정치경제적 맥락이 시장 메커니즘의 설계와 기능 방식에 어떻게 각인되는지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 의제의 확장이 요청된다.
실무자와 연구자를 위한 미래 지향적 시사점으로는 세 가지 방향을 제안할 수 있다. 첫째, ODA 기관과 기후 금융 행위자들은 중국 개발 금융의 그린 전환이 수원국 에너지 거버넌스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를 면밀히 추적하고, 해당 지역의 시민사회 및 지역 거버넌스 역량 강화와 연계된 조건부 지원 방식에 대한 논의를 심화해야 한다. 둘째, 아시아 정치경제 연구자들은 중국의 기후 전환이 역내 개발 패러다임에 미치는 규범적·제도적 파급 효과를 추적하는 비교 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27년 이후 ETS의 절대 상한선 도입 여부, 전국 탄소 자발적 감축 시장(CCER)의 발전 경로, 그리고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서의 기후 목표 반영 방식은 향후 분석의 핵심 관측 지점이 될 것이다. 셋째, 기후-발전 연계 연구의 관점에서 중국의 사례는 개발도상국이 탄소 감축과 경제 성장이라는 이중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구조적 딜레마를 선명하게 조명하며, 이는 국제 개발협력 논의에서 기후 정의(climate justice) 의제를 보다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방식으로 다루기 위한 이론적 자원을 제공한다. Journal of Contemporary Asia가 이 연구에 학문적 공간을 제공한 것은, 아시아 정치경제 연구가 기후 거버넌스라는 새로운 분석 과제를 주도적으로 포용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