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Journal of Contemporary Asia | 게시일: 2026-06-26
분류: 아시아 정치경제 | 키워드: china, governance, policy, trans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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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후 정책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가 주도의 경제 전환, 거버넌스 재편, 그리고 시장 메커니즘의 융합이라는 복합적 역학 속에서 이해해야 할 21세기 정치경제학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였다. 특히 탄소 중립 목표(2060년)와 탄소 배출 정점 달성 목표(2030년)를 공식화한 이후, 중국의 기후 거버넌스는 중앙집권적 계획 경제의 전통과 시장 지향적 환경 규제 수단을 어떻게 접합시키느냐는 이론적·실천적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Journal of Contemporary Asia』에 게재된 이 논문은 바로 이 접합 지점, 즉 체제 전환(transition), 거버넌스(governance), 시장(market)이라는 세 축이 중국 기후 정책의 구조와 궤적을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아시아 정치경제 연구에 중요한 분석적 기여를 한다.
이 연구의 핵심 주장은 중국의 기후 정책이 단선적인 '녹색 전환'의 경로를 따르지 않으며, 오히려 국가-시장-사회 간의 긴장과 타협 속에서 형성되는 비선형적이고 경쟁적인 정책 과정이라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ETS)를 비롯한 시장 기반 수단을 도입하였으나, 그 운영 방식은 서구식 자유시장 논리와는 상이하게, 국가가 시장의 설계자이자 감독자로 기능하는 '국가 주도 시장화'의 특성을 띤다. 또한 중앙과 지방 정부 간의 거버넌스 분절 문제, 즉 탄소 감축 목표에 대한 지방 정부의 이행 역량과 의지의 편차는 정책의 실효성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동한다는 점이 논문을 통해 드러난다. 이 같은 발견은 기후 정책의 성과를 단순히 제도 설계의 적절성만으로 평가하는 기존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며, 정치경제적 맥락과 거버넌스 역량의 복합적 분석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중국의 기후 정책 전환이 갖는 함의는 아시아 개발 협력과 시민사회의 역할 논의와도 긴밀히 연결된다. 중국이 일대일로(BRI) 이니셔티브를 통해 추진하는 해외 인프라 투자는 수원국의 탄소 집약적 발전 모델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왔으며, 이는 선진 공여국들이 주도하는 기후 친화적 ODA 규범과의 충돌을 야기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은 '녹색 BRI' 담론을 공식화하며 해외 석탄 발전소 신규 건설 중단을 선언하는 등 정책 노선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외교적 이미지 관리의 차원을 넘어, 중국 내부의 에너지 전환 압력이 대외 개발 협력 전략에도 반영되는 구조적 연동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중국 내 환경 시민사회의 역할은 여전히 국가 거버넌스의 하위 파트너로 제한되어 있어, 독립적 감시자·옹호자로서의 시민사회가 기후 정책의 실질적 이행을 견인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제도적 간극이 존재한다.
정책적 함의의 측면에서, 이 연구는 기후 거버넌스의 이중 딜레마를 제시한다. 첫째, 시장 메커니즘의 확장(탄소 거래제, 녹색 금융 등)이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으나, 국가 개입의 지속적 필요성과 상충하는 내재적 긴장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둘째, 지방 정부의 경제 성장 유인과 탄소 감축 목표 간의 구조적 모순은 단순한 인센티브 설계만으로는 해소되기 어려우며, 재정 분권화, 관료제 평가 체계, 산업 구조 전환 지원 등 복합적 정책 패키지가 요구된다. 이는 국제 개발 협력 기관들이 중국 모델을 참조하거나 중국과 협력할 때, 단일 정책 도구보다 거버넌스 역량 강화와 제도적 정합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아시아·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식 기후 정책 모델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과정에서 이 연구의 분석 틀은 실천적 지침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연구자와 실무자 모두에게 이 논문은 몇 가지 중요한 과제를 제기한다. 학술 연구 측면에서는 중국의 기후 거버넌스를 단순히 '권위주의 대 민주주의' 혹은 '국가 대 시장'의 이분법으로 분석하는 틀에서 벗어나, 다층적 거버넌스 행위자들—중앙정부, 지방정부, 국영기업, 민간 자본, 시민사회—간의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추적하는 비교 정치경제학적 접근이 요청된다. 실무자들에게는 중국과의 기후 협력 의제를 설정할 때, 기술 이전이나 재원 조달 메커니즘뿐 아니라 제도적 학습과 거버넌스 역량 교류를 포함하는 포괄적 협력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IOCSS와 같은 연구 기관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기후 정책 전환이 동아시아 및 글로벌 사우스의 개발 경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한국의 ODA 정책 및 기후 외교 전략에 대한 증거 기반 정책 권고를 생산하는 것이 시급한 연구 의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