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Journal of Contemporary Asia | 게시일: 2026-07-12
분류: 아시아 정치경제 | 키워드: china, governance, policy, trans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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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후 정책은 단순한 환경 규제의 차원을 넘어, 국가 주도 자본주의와 시장 메커니즘의 결합이라는 복합적인 정치경제 실험으로 이해해야 한다. 『Journal of Contemporary Asia』에 게재된 이 연구는 중국의 기후 정책을 전환(Transition), 거버넌스(Governance), 시장(Market)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분석하며, 탈탄소화를 향한 국가적 야망과 구조적 제약 사이의 긴장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특히 2060년 탄소중립과 2030년 탄소 정점 달성이라는 '쌍탄소(雙碳)' 목표를 공표한 이후, 중국의 기후 거버넌스는 국내 산업 구조조정과 국제 기후체제에서의 리더십 경쟁이라는 이중적 압력 속에 놓여 있다. 이 논문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은 개발도상국의 녹색 전환을 둘러싼 국제 개발협력의 틀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으며, 중국 모델의 수출 가능성과 그 한계를 동시에 성찰하게 한다.
이 연구의 핵심 주장은 중국의 기후 정책이 선형적이고 통합된 하나의 전략이 아니라, 중앙 정부의 규범적 목표 설정과 지방 정부의 이해관계 조율, 그리고 민간 부문의 시장 반응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다층적 거버넌스 구조 위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배출권 거래제(ETS)는 세계 최대 규모로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탄소 가격 신호의 부재와 기업의 순응 비용을 둘러싼 정치적 타협으로 인해 그 실효성이 지속적으로 도전받아 왔다. 논문은 이러한 거버넌스의 취약성이 단순한 제도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정당성 유지와 성장 중심 발전 패러다임 간의 구조적 모순에서 비롯됨을 강조한다. 동시에 태양광·풍력 분야에서 국가 주도 산업 정책이 가져온 급속한 기술 확산은 시장과 국가의 역할 분담에 대한 기존 서구 중심적 이론 틀을 재검토하도록 요구한다.
이 연구는 개발협력(ODA) 및 시민사회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중국이 일대일로(BRI) 이니셔티브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 수출하는 에너지 인프라는 오랫동안 석탄 중심의 '회색 개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은 BRI 녹색화를 공식 의제로 채택하고, 녹색 금융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 논문이 분석하는 국내 기후 거버넌스의 역학은 이러한 대외적 전환의 진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준거가 된다. 국내에서 탄소 규제의 정치적 실행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원국에 대한 기후 조건부 원조나 녹색 기준 적용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관철될 수 있는가는 개발협력 실무자들이 직시해야 할 질문이다. 나아가 수원국의 시민사회 및 환경 단체들이 중국 자금이 수반하는 거버넌스 공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도 중요한 연구 과제로 부상한다.
정책적 함의의 측면에서 이 연구는 기후 거버넌스 분야에서 중국 모델의 이전 가능성(transferability)에 관한 논쟁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 권위주의적 국가 능력을 갖춘 중국이 기후 정책을 '하향식'으로 구현하는 방식은 민주주의 체제와는 다른 정책 집행의 속도와 일관성을 가능하게 하지만, 그것이 곧 민주적 정당성과 투명성의 결여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제도 이전의 규범적 복잡성을 내포한다. 특히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의 탄소 시장 설계나 재생에너지 보조금 체계를 참조할 때, 중국 고유의 국가-시장 관계와 당-정 체계를 추상화한 채 제도만을 이식하는 것은 설계 실패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는 기술 이전 중심의 ODA 접근에서 벗어나, 수원국의 제도적 맥락과 정치경제 구조를 분석하는 거버넌스 역량 강화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미래 지향적 시사점의 관점에서, 이 연구는 기후 정치경제 연구의 지역적 다양성에 주목할 것을 촉구한다. 기후 거버넌스 논의는 그간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도 경험을 보편적 규범으로 전제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중국의 사례는 국가-시장-사회의 관계가 서구와 근본적으로 다른 조건 아래서 어떤 기후 거버넌스 혼종이 출현하는지를 보여준다. IOCSS와 같은 연구 기관은 이러한 아시아 내부의 다양성을 포착하는 비교 연구 프레임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실무자들에게는, 중국과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맥락 속에서 기후 의제를 다루는 데 있어 중국의 국내 정치경제 동학에 대한 정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함을 이 논문은 강조한다. 탄소 전환의 시대, 중국이라는 변수를 올바로 독해하는 것은 아시아 지역 개발협력 전략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