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Journal of Contemporary Asia | 게시일: 2026-07-28
분류: 아시아 정치경제 | 키워드: china, governance, policy, trans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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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후 정책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제 정치경제 질서의 재편을 예고하는 구조적 전환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였다. 2020년 시진핑 주석이 유엔 총회에서 선언한 '이중탄소(双碳)' 목표, 즉 2030년 탄소 피크 달성과 2060년 탄소 중립 실현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기후 거버넌스에 근본적인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Journal of Contemporary Asia》에 게재된 이 연구는 중국의 기후 정책을 전환, 거버넌스, 시장이라는 세 가지 분석 축을 중심으로 조명함으로써, 국제 개발협력 및 아시아 정치경제 연구 공동체에 중요한 이론적·실증적 기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후 위기가 글로벌 남반구의 ODA 수요와 긴밀히 연결되는 현 시점에서, 중국의 기후 정책 전환이 갖는 함의는 학술적 분석을 넘어 국제 개발 실무 현장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의 핵심 주장은 중국의 기후 정책이 단선적 녹색 전환 서사로 환원될 수 없으며, 중앙과 지방 간 거버넌스 긴장, 국가 주도 시장 메커니즘의 제도적 한계, 그리고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화 목표 사이의 구조적 모순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장(場)임을 밝히는 데 있다. 2021년 전국 단위로 출범한 중국 탄소배출권거래제(全国碳市场)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배출권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에서는 발전(發電) 부문에 한정되어 있으며 배출 총량 규제보다는 강도 기반(intensity-based) 설계를 채택하고 있어 실질적인 감축 효과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 연구는 시장 메커니즘의 도입이 곧 탈탄소화의 심화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버넌스 구조의 분석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하며, 중국 기후 정책의 이행 격차(implementation gap)가 어떠한 제도적 조건에서 발생하는지를 정밀하게 해부한다.
중국의 기후 정책 전환은 ODA 및 글로벌 개발 협력의 지형 변화와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带一路)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제공해 왔으나, 화력발전 및 탄소 집약적 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는 국제 사회의 비판에 직면해 왔다. 2021년 이후 중국 정부는 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 지원 중단을 선언하였고, 이는 녹색 일대일로(Green BRI)로의 전환 의지를 시사하는 정책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이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빈곤 해소,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 달성, 그리고 기후 취약국의 적응 역량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 연구는 중국의 기후 정책 전환이 시민사회 행위자들, 특히 개발도상국 내 로컬 NGO 및 환경 단체들과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에서 비국가 행위자의 역할이 갖는 복잡한 위치성을 드러낸다.
정책적 함의의 측면에서 이 연구는 기후 정책의 설계와 이행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거버넌스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중국의 탄소 시장 운영 경험은 개발도상국에서 탄소 가격 메커니즘을 도입하려는 국가들에게 유용한 제도적 참조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제도 설계의 허점이 어떻게 실질적 감축 성과를 저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도 기능한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ODA 공여국 및 국제기구들은 중국의 기후 거버넌스 경험을 참고하여, 단순한 재원 이전을 넘어 제도 역량 강화(institutional capacity building)와 규제 체계 정비를 포함하는 통합적 기후 지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 내 지방정부의 정책 이행 편차와 산업계의 저항 양상은, 기후 정책의 정치경제를 계급 및 이익집단 갈등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비판적 정치경제학의 시각이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시켜 준다.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이 연구는 연구자와 실무자 모두에게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첫째, 기후 전환 연구는 기술·경제적 분석에 머물지 않고, 권력 관계, 거버넌스 구조, 사회적 이해관계의 충돌이라는 정치적 차원을 함께 포착해야 한다. 둘째, 중국의 기후 시장 실험이 아시아 역내 기후 협력 체계—예컨대 동아시아 탄소시장 연계 논의—에 미칠 파급력을 선제적으로 분석하는 지역 비교 연구가 요청된다. 셋째, 개발협력 실무자들은 기후 재원의 효과성을 평가할 때, 수원국의 국내 정치 역학과 거버넌스 맥락을 세밀하게 고려하는 맥락 민감성(context-sensitivity)을 갖추어야 한다. 중국의 기후 정책 전환은 단지 한 국가의 내부 문제가 아니라, 21세기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이며, 이에 대한 엄밀한 학술적 분석은 국제 개발 연구 공동체 전반의 이론적 지평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