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Journal of Contemporary Asia | 게시일: 2026-08-18
분류: 아시아 정치경제 | 키워드: china, governance, policy, trans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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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후 전환이 가속화되는 현 시점에서, 기후 정책·거버넌스·시장 메커니즘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이 연구는 국제 개발 및 글로벌 정치경제 논의에 있어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탄소중립 2060 선언 이후 중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으로서의 책임과 개발도상국으로서의 자국 산업 이해 사이에서 복합적인 정책 궤적을 걸어왔다. 특히 탄소배출권거래제(ETS)의 전국 확대,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화, 녹색금융 인프라 구축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이 같은 전환이 얼마나 일관된 거버넌스 체계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학술적 검증은 전략적 ODA 파트너십 설계와 다자 기후 협상 전략 모두에 직결되는 질문이다.
이 연구의 핵심은 중국 기후 정책의 이행 구조가 단일한 중앙집권적 통제 모델로 설명될 수 없으며, 중앙-지방 정부 간 이해 불일치, 국유기업과 민간 행위자 간의 역할 분담, 시장 신호와 행정 명령 사이의 긴장이라는 복합적 층위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중국의 탄소시장은 외형적 규모에도 불구하고 탄소 가격의 변동성과 낮은 실질적 감축 유인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으며, 거버넌스의 실효성은 상당 부분 지방 정부의 정치적 의지와 행정 역량에 의존하고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구조적 균열을 '전환(transition)'이라는 개념틀로 포착함으로써, 중국의 기후 대응이 완성된 체계가 아니라 지속적인 재구성 과정 중에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러한 분석은 아시아 개발협력과 시민사회 논의의 맥락에서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중국은 일대일로(BRI) 프레임워크를 통해 아시아·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의 에너지·인프라 부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녹색 BRI' 담론이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자국 내 기후 거버넌스의 일관성이 결여된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저탄소 개발 규범을 투사하는 것은 전략적 신뢰성의 문제를 야기한다. 또한 중국 내 기후 NGO와 시민사회 단체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제한적인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시민사회 참여를 기후 거버넌스의 핵심 요소로 간주하는 서구적 ODA 모델과 근본적인 거버넌스 철학의 차이를 드러낸다. 이 연구는 그러한 차이를 규범적 결핍이 아닌 대안적 거버넌스 형태로 이론화하려 시도한다는 점에서 비교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한다.
정책적 관점에서 이 연구는 국제사회가 중국과의 기후 협력을 설계할 때 단순한 탄소 감축 수치나 재원 규모보다 거버넌스 제도의 질과 이행 메커니즘의 실효성에 주목해야 함을 시사한다. 한국을 포함한 중간 소득국들은 중국의 ETS 설계 경험과 재생에너지 산업 정책에서 학습 가능한 요소를 선별적으로 수용하면서도, 거버넌스 취약성에서 비롯되는 정책 불확실성을 대외 협력 리스크로 명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2035년까지의 탄소 피크 목표와 2060년 탄소중립 경로 사이의 간극을 메울 구체적인 중간 거버넌스 로드맵이 중국 기후 정책의 국제적 신뢰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며, 다자개발은행(MDB)과 양자 ODA 기관들이 이 영역에서 기술 지원과 정책 대화를 강화할 여지가 크다.
연구자와 실무자 모두에게 이 논문은 '시장 기반 환경 거버넌스'라는 개념이 중국적 맥락에서 어떻게 굴절되어 나타나는지를 이해하는 데 긴요한 분석적 자원을 제공한다. 향후 연구는 성(省) 단위의 정책 이행 격차, 탄소시장과 금융시장의 연계 심화, 그리고 글로벌 탄소 국경조정 메커니즘(CBAM)이 중국 기후 정책 전환에 미치는 외부 압력 효과 등을 주요 의제로 삼을 필요가 있다. IOCSS와 같은 연구 기관의 관점에서는, 중국 기후 거버넌스의 전환 경험이 아시아 개발협력의 환경 조건성(conditionality) 재설계와 기후 정의(climate justice) 담론의 지역적 구체화에 어떤 시사를 제공하는지를 추적하는 장기 비교 연구가 절실히 요청된다. 중국의 기후 전환은 단순한 에너지 믹스의 변화가 아니라, 국가-시장-시민사회 관계의 재편을 수반하는 정치경제적 사건이며, 그 귀결은 아시아 전체의 저탄소 발전 경로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