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Journal of Contemporary Asia | 게시일: 2026-09-09
분류: 정권·선거 변동 | 키워드: china, election
📄 영문 전문 보기 (iocss.org) | 원문 출처 바로가기
원문(Cambridge Core 게재 초록 및 Journal of Contemporary Asia 서평 페이지)을 확인한 결과, 해당 글은 Jiangnan Zhu가 Cambridge University Press에서 출간한 Element 저작 *Bribery as a Third Path to Power? Political Selection in China Beyond Performance and Patronage*를 Jonghyuk Lee(성균관대)가 리뷰한 서평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아래와 같이 심층 분석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중국의 관료 승진과 인사 결정을 둘러싼 논의는 오랫동안 두 가지 축, 즉 업무 성과에 기반한 능력주의적 선발과 상급자와의 인맥에 기반한 후견-피후견 관계라는 이분법 위에서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이후 지속된 대규모 반부패 캠페인이 드러낸 것은 이 두 축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제3의 경로, 즉 뇌물과 매관매직을 통한 지위 획득이라는 현상이었다. Jiangnan Zhu가 케임브리지대학출판부를 통해 발표하고 Jonghyuk Lee(성균관대학교)가 Journal of Contemporary Asia에 서평으로 소개한 이 연구는 바로 이 지점, 즉 부패가 단순한 일탈이나 제도의 실패가 아니라 정치적 선발 메커니즘의 정식 구성요소로 기능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는 권위주의 통치의 정당성과 지속가능성을 이해하려는 국제 개발 및 정치경제 연구자들에게 시의성 높은 질문을 던진다.
이 연구의 핵심 이론적 기여는 성과(performance), 후견(patronage), 매수(purchase)로 구성된 삼원 프레임워크를 제시한 데 있다. 저자는 모든 직급의 관료를 상급 권력의 단순한 대리인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를 지닌 행위자로 재규정함으로써, 정치적 선발의 목적을 국가를 위한 유능함의 확보나 후견인에 대한 충성심 확보뿐 아니라 지도자 개인의 지대추구와 재정적 이익 극대화 기회로까지 확장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발견은, 자본 공급 즉 매수가 성과나 인맥이 상급자의 추가 승진에 기여하는 바가 적거나 후보자들 간 역량·충성도 차이가 크지 않을 때 다른 요인에 우선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나아가 후견 관계로 형성된 네트워크가 매수 거래에 필요한 신뢰와 이행 담보를 제공함으로써, 후견이 매수와 경쟁하기보다 오히려 이를 가능케 하는 보완적 관계를 형성한다는 분석은 기존의 이분법적 설명이 놓쳐온 두 메커니즘의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포착한다.
이러한 발견은 ODA 및 국제 개발 협력이 오랫동안 전제해 온 거버넌스 지표의 타당성 문제와 직결된다. 공여국과 국제기구가 원조 배분이나 투자 위험 평가에 활용하는 제도적 질 지표들은 대체로 능력주의적 선발과 후견주의적 부패라는 이분법적 틀에 기초하는데, 매수라는 제3의 경로가 상시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지표가 권위주의 체제 내부의 실제 권력 배분 동학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울러 이는 동아시아 발전국가 모델을 둘러싼 시민사회 담론, 즉 강한 국가 능력과 부패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도 새로운 실증적 근거를 더한다. 지역 정치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사례는 국가 주도 자본과 사적 이익 추구가 제도적으로 얽혀 있는 여타 개발도상국·체제전환국의 엘리트 정치를 비교분석하는 데도 유용한 분석틀을 제공한다.
정책적 함의의 측면에서 이 연구는 반부패 캠페인의 성격을 재해석할 근거를 제공한다. 만약 매수가 특정 조건 하에서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선발 경로로 기능한다면, 반부패 단속은 단순한 규범 회복이 아니라 지도자가 세 가지 선발 경로 중 어느 것을 활성화할지를 재조정하는 정치적 통제 수단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이는 국제 개발 실무자들이 파트너국 정부의 반부패 개혁을 평가할 때, 표면적 단속 강도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권력 재배분의 논리까지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연구방법론적으로는 성과와 후견을 대리하는 지표만으로 관료 승진을 설명해 온 기존 계량적 연구들이 매수라는 누락 변수로 인해 체계적 편향에 노출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는 향후 중국 정치 연구뿐 아니라 권위주의 체제 일반의 엘리트 충원 연구에도 방법론적 경종을 울린다.
향후 연구와 실무를 위한 시사점으로는, 우선 이 삼원 프레임워크를 다른 권위주의 및 혼합체제 국가의 엘리트 선발 연구에 적용하는 비교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국가 주도 발전모델을 채택한 여러 개발도상국에서도 성과·후견·매수의 상호작용이 유사하게 관찰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IOCSS가 지속해 온 ODA와 시민사회 연구의 지역적 확장에도 실질적인 함의를 지닌다. 실무자들에게는 거버넌스 지표를 해석할 때 공식 제도와 비공식 권력시장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함께 읽어내는 분석 역량이 요구되며, 연구자들에게는 매수가 관찰되기 어려운 은폐된 거래라는 방법론적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질적·양적 혼합 연구설계의 정교화가 과제로 남는다. 궁극적으로 이 연구는 권위주의 체제의 통치 능력을 성과와 충성의 균형이라는 단순한 틀을 넘어, 지대추구라는 세 번째 축까지 포괄하는 입체적 관점에서 재평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