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Journal of Politics in Latin America | 게시일: 2026-06-05
분류: 정권·선거 변동 | 키워드: bolsonaro, brazil, electoral, far-right,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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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에게 패배한 이후, 많은 분석가들은 브라질 극우 세력의 퇴조를 예측했다. 그러나 이 예측은 빗나갔다. 보우소나루주의(Bolsonarismo)는 선거 패배 이후에도 강력한 이념적 응집력을 유지하며 브라질 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이 논문이 제기하는 핵심 문제의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선거 결과로 환원되지 않는 극우 정치의 지속성과 제도화 메커니즘을 해명하는 것은, 단순히 브라질만의 사례 연구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포퓰리즘적 권위주의 정치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함의를 지닌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민주주의 공고화와 시민사회의 역할에 관심을 가진 국제 개발협력 연구 공동체에게, 브라질의 사례는 선거 민주주의의 형식적 작동이 실질적 민주주의 후퇴를 막는 데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경험적 근거를 제공한다.
이 논문의 핵심 주장은 보우소나루주의가 단순한 개인 카리스마나 선거 연합의 산물이 아니라, 브라질 사회 내부에서 구조적으로 배태된 이념적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연구는 보우소나루의 2022년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념적 운동이 어떻게 공고화되었는지를 분석하는 두 가지 핵심 연구 질문을 설정한다. 첫째, 극우 정렬(far-right alignment)이 선거 주기를 초월하여 어떻게 제도적 형태를 취하는가. 둘째, 이 이념적 공고화가 브라질의 정당 체계, 입법부, 지역 정치에 어떤 구조적 변형을 가져왔는가. 논문은 보우소나루주의가 복음주의 개신교 네트워크, 농촌 자본가 계급(ruralistas), 보안 세력(군·경찰), 그리고 소셜미디어 생태계를 매개로 하는 다층적 동원 구조를 구축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연구는 선거 결과 중심의 분석 틀이 갖는 한계를 비판하며, 극우 정치의 지속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반, 이념적 응집력, 제도적 침투 경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우소나루주의의 공고화는 라틴아메리카 전반에서 관찰되는 우파 포퓰리즘의 부상이라는 더 넓은 지역적 맥락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21세기 초 핑크 타이드(Pink Tide)로 불리던 좌파 진보 정부의 확산이 후퇴한 이후,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Nayib Bukele), 파라과이와 과테말라의 보수 강경 정권 등은 자유민주주의적 규범을 침식하는 '선거적 권위주의(electoral authoritarianism)'의 확산을 보여준다. 이 흐름 속에서 브라질의 사례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그 규모와 복잡성 때문이다. 브라질은 인구 2억 명을 넘는 라틴아메리카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이며, 그 정치적 변동은 지역 전체의 민주주의 규범과 다자 기구의 작동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시민사회 관점에서 볼 때, 보우소나루 집권 기간 동안 브라질의 환경·원주민·인권 관련 시민사회 조직들이 조직적 탄압과 자원 차단에 직면했던 경험은, 권위주의적 포퓰리즘 정권 하에서 시민사회의 독립성 유지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정책적 함의의 측면에서 이 연구는 ODA 공여국과 국제 개발 기구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개발협력 프레임워크는 '선거 민주주의 지원'을 민주주의 강화의 핵심 수단으로 간주해왔다. 그러나 이 논문이 보여주듯, 선거 경쟁의 형식적 유지가 실질적 민주주의 후퇴를 방지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지원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공여국들은 선거 지원(electoral assistance)을 넘어 사법 독립성, 언론 자유, 시민사회 활동 공간(civic space) 보호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브라질의 보우소나루주의가 디지털 플랫폼과 종교 네트워크를 통해 동원 구조를 구축했다는 사실은, 허위정보 대응과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가 민주주의 지원의 핵심 어젠다로 편입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개발협력 문맥에서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 조건부 지원의 실효성을 재검토하고, 민주주의 후퇴(democratic backsliding) 위험국에 대한 예방적 개입 메커니즘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적 요구도 이 연구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연구자와 실무자를 위한 미래 지향적 시사점으로, 이 논문은 비교 정치학과 개발 연구의 교차점에서 몇 가지 중요한 연구 의제를 제시한다. 무엇보다, 극우 정치의 제도화 경로에 관한 비교 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 브라질, 헝가리, 인도, 튀르키예 등에서 포퓰리즘적 권위주의가 선거 패배 이후에도 존속하거나 오히려 심화되는 패턴은, 단일 사례 연구를 넘는 체계적 비교 분석의 필요성을 환기한다. 실무적으로는, 브라질의 룰라 정부가 직면한 과제—즉, 형식적 권력 회복 이후에도 지속되는 보우소나루주의의 이념적 영향력과 제도적 잔재를 어떻게 해체하고 민주적 규범을 재건할 것인가—는 민주주의 전환 및 공고화 지원 프로그램의 새로운 모델을 요구한다. IOCSS와 같은 연구 기관들은 이 문제를 글로벌 시민사회와 ODA 효과성 논의에 접목시킴으로써, 민주주의 지원의 이론적·실천적 지평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