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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 의존 신화를 넘어선 브라질-중국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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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in American Perspectives · Issue 251, Vol. 51, No. 4, 2024

초록

본 논문은 브라질-중국 관계를 의존론의 틀을 넘어 재분석한다. 2000년대 이후 중국의 브라질 투자와 무역 규모의 급성장은 표면적으로 '새로운 종속'의 재현처럼 보이지만, 실제 관계의 역학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브라질은 수동적 수혜자가 아니라 적극적 전략 행위자로서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남남협력의 새로운 모형이 등장했다.

1. 서론: 의존론의 귀환?

2000년대 초반 이후 중국이 브라질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부상하고, 중국 자본의 브라질 광업·농업·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학계에서는 '새로운 종속론'의 부활 논의가 재점화되었다. Cardoso와 Faletto(1979)의 고전적 의존론이 예견한 핵심-주변부 구조가 새로운 형태로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였다. 브라질은 중국에 1차 상품(대두, 철광석, 원유)을 수출하고 중국 제조업 상품을 수입하는 전형적 종속 구조를 보이는 것처럼 보였다.

본 논문은 이 분석틀의 한계를 지적하고, 브라질-중국 관계의 복잡성을 포착하는 대안적 틀을 제안한다. 관계의 일부는 분명 비대칭적이지만, 전체를 종속론으로 환원할 수 없는 전략적 역동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2. 브라질-중국 경제 관계의 구조적 특성

2023년 기준, 중국은 브라질 총 수출의 약 26%를 흡수하는 최대 수출 시장이며, 브라질 최대 수입원이기도 하다. 대두 수출의 약 75%가 중국으로 향한다. 철광석, 원유, 목재 펄프, 육류 제품도 중국 수출의 주요 품목이다. 무역 구조만 보면 전형적인 원자재 수출-공산품 수입 구조이다.

그러나 투자 구조를 보면 더 복잡한 그림이 나타난다. 2007년 이후 중국의 대브라질 직접투자(FDI)는 급증하여, 에너지(전력, 석유), 광업, 금융, 농업, 인프라 분야에 걸쳐 있다. 이 중 상당수는 단순한 자원 추출 목적이 아니라 브라질 내수 시장 진출이나 기술 이전을 포함하는 복합적 투자다. 국가전력망공사(State Grid)의 브라질 전력 인프라 인수가 대표적 사례다.

3. 브라질의 전략적 대응: 피동적 수용에서 능동적 관리로

룰라 정부(2003~2010, 2023~현재)와 딜마 루세프 정부(2011~2016)는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틀지으며, 단순한 무역 관계를 넘어선 포괄적 협력 구도를 추구했다. BRICS, IBSA, G20에서의 협력, WTO 분쟁에서의 공동 입장, 그리고 미국 달러 패권에 대한 공동 비판이 이 틀의 구성 요소였다.

보우소나루 정부(2019~2022)는 이 전략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려 했다. 친미·반중 이데올로기를 표방하며 화웨이의 5G 사업 참여 배제, 중국 백신 도입 거부(코로나19 초기) 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농업-수출 부문의 거대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이 이데올로기적 입장의 실제 이행을 제약했다. 농업계의 강력한 로비로 브라질-중국 농업 무역은 보우소나루 시기에도 오히려 확대되었다.

이는 브라질 국가가 단일한 행위자가 아니라 경쟁하는 분파들의 집합임을 보여준다. 이데올로기적 방향을 제시하는 행정부와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농업-수출 분파, 그리고 이 둘 사이의 긴장이 브라질의 대중국 정책을 형성한다.

4. 남남협력의 새로운 모형?

브라질-중국 관계는 '남남협력'이라는 담론 속에서 제시되어 왔다. 두 나라가 모두 식민주의의 경험을 가진 '글로벌 사우스' 국가로서 서구 중심 국제 질서에 공동으로 도전한다는 서사다. 그러나 이 서사의 설득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투자 패턴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조정' 요소들—자원 담보 대출, 중국 노동자 활용, 현지 산업 연계 부족—은 전통적 서구 개발 금융의 문제를 재현한다는 비판이 있다. 브라질-중국 관계도 이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진정한 '남남협력'이 되기 위해서는 상호성, 기술 이전, 현지 역량 강화가 구조적으로 내재화되어야 한다.

5. 결론

브라질-중국 관계는 단순한 종속론으로도, 낙관적 남남협력론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복잡성을 가진다. 양국 관계는 구조적 비대칭성과 전략적 상호성이 동시에 작동하는 장이다. 브라질은 이 관계에서 피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 행위자였으며, 그 전략의 성공과 한계 모두 교훈으로 남는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국제 환경에서 브라질이 어떻게 자국의 이해를 관철하면서 양대 강국 사이의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할 것인지가 향후 핵심 과제이다.

참고문헌

  • Cardoso, F. and Faletto, E. (1979) Dependency and Development in Latin America.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 Gallagher, K. and Porzecanski, R. (2010) The Dragon in the Room: China and the Future of Latin American Industrialization. Stanford: Stanford University Press.
  • Jenkins, R. (2012) 'Latin America and China: A New Dependency?', Third World Quarterly, 33(7): 1337–1358.
  • Myers, M. and Grisanti, L. (2023) 'Brazil-China Relations under Lula III', Latin American Politics and Society, 65(3): 1–22.
  • Vigevani, T. and Cepaluni, G. (2007) 'Lula's Foreign Policy and the Quest for Autonomy through Diversification', Third World Quarterly, 28(7): 1309–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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